밋밋한 회피와 둔한 피격 반응
게임을 켜고 적을 마주하자마자 구르기부터 눌렀다. 액션 게이머 입장에서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건 조작 반응과 모션 후딜레이인데 이 작품의 액션 메커니즘은 날카로움과는 거리가 멀다. 적의 공격 궤적이 빤히 보이는데도 피격 판정 박스가 헐겁게 잡혀 있어서 아슬아슬하게 피해내는 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총기를 격발할 때의 손맛 역시 무게감 없이 가볍고 둔탁한 근접 무기 휘두르기는 적에게 닿았을 때의 경직 반응이 희미해서 허공을 가르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스타더스트 오염으로 변이된 인간형 괴물들이 몰려와도 위압감은 크지 않다. 적들의 이동 경로와 공격 선딜레이가 지나치게 길어 긴장감 있는 회피 타이밍을 잴 필요가 없다. 그냥 적당히 뒤로 물러서며 조준 사격만 반복해도 대다수 필드 전투가 정리된다. 공방을 주고받는 합의 맛이 완전히 빠져 있다.

이성치 관리와 영지 건축의 재미
손맛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생존 시스템을 들여다보면 제법 짜임새가 있다. 스타더스트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변질된 음식을 섭취하면 이성치가 깎이고 이에 비례해 최대 체력이 줄어드는 구조는 탐험 중에 꽤 쏠쏠한 압박감을 준다. 방사능 수치를 관리하듯 주변 환경을 살피고 정수 시설과 조리 도구를 갖춰나가는 생존 루프는 정직하게 굴러간다.
영지 코어를 박고 거주지를 짓는 하우징도 자유도가 높다. 작은 오두막부터 시작해 작업대와 테라스를 갖춘 복층 주택까지 손쉽게 올릴 수 있고 지어둔 건물을 통째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어서 거점 이동의 번거로움도 적다. 파밍을 거쳐 7개 카테고리로 나뉜 100여 종의 무기 도안을 뜯어내고 총기 부품을 깎아 조립하는 성장의 맛도 분명하다.

다른 차원 보스전의 허탈한 난도
필드를 벗어나 다른 차원에서 건너온 우두머리급 괴물과 마주했을 때는 기괴한 외형 덕에 잠깐 기대감이 생겼다. 그러나 실제 전투 패턴은 단순하기 짝이 없다. 거대한 몸집에 비해 히트박스가 위협적이지 못하고 바닥에 깔리는 장판 공격은 보고 피하기에 시간이 너무 넉넉하다. 판정이 칼같이 맞아떨어지는 빡빡한 보스전을 기대했다면 실망하기 쉽다.
총기 퍽과 액세서리를 적당히 둘러 화력을 올려두면 패턴을 제대로 볼 필요도 없이 체력 게이지가 빠르게 녹아내린다. 정밀한 타이밍으로 공격을 회피하고 후딜레이 틈새를 찔러 넣는 공방의 밀도가 전혀 나오지 않으니 다시 잡고 싶다는 도전 욕구가 생겨나지 않는다.

조잡한 UI와 한국 스토어의 엇갈린 시선
국내 스팀 최고 판매 순위 11위까지 오르며 무료 플레이라는 장점 덕에 한국 이용자들의 눈길은 확실히 끌었다. 한국어 인터페이스와 자막을 지원해 텍스트를 읽는 데 불편함은 없지만 한국어 음성이 지원되지 않는 점은 몰입을 살짝 깨뜨린다. 더 큰 문제는 화면을 가득 채우는 인터페이스다. 여정과 보상 관련 메뉴만 해도 하위 항목이 서너 개씩 쪼개져 있어서 수령 버튼을 누르러 다니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누적된다.
개인정보 수집 항목과 백그라운드 상주 프로세스 논란으로 초반 평점이 크게 요동치기도 했다. 과금 없이도 파밍과 하우징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구조는 호평받을 만하지만 난잡한 메뉴 체계와 주기적인 시즌 초기화 방식은 가볍게 한 판 즐기려는 라이트 유저에게 상당한 진입장벽이다.





댓글 3
추천순최신순방대한 파밍 뒤에 숨은 밋밋한 액션이라는 말이 딱 맞네요. 혼자 텐트 치고 풀 뜯을 때까진 꽤 재밌었는데 오염 구역에서 이성치 깎일 때도 생존 느낌 나서 좋았고요. 근데 보스전 들어가자마자 김이 팍 샙니다. 타격감 둔탁하고 패턴도 너무 뻔해서 긴장감이 하나도 안 돌아요. 그래도 공짜겜 치고 거점 이동 자유롭고 집 짓는 건 잘 뽑아서 당분간은 하우징 위주로 돌릴 생각입니다. 전투는 나중에 좀 고쳐주길 바라야겠네요.
@버스안옴아따 집 짓는 재미로 버티는 게임이네 난 전투 개떡같아서 2시간 만에 때려치웠는디. 참말로 타격감이 왜 이렇게 없을까 보스전이 싱겁다는 말에 완전 공감하구, 하우징에 취미 없음 버틸 게 못 된다고 생각합니더. 그래도 공짜라는 건 큰 장점이네요.
하우징 개쩔음 ㅇㅈ 근데 타격감이 개똥인 건 팩트임. 나는 콤보 넣는 맛으로 사는 사람인데 이 게임은 그런 거 기대하면 안 됨. 그래도 집 짓고 거점 옮겨 다니는 시스템은 갓갓이라서 친구랑 하기 좋더라. 걍 파밍 시뮬로 생각하면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