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 속 개체 솎아내기
보통 물고기 키우는 게임을 떠올리면 제때 먹이를 주고 유리벽 이끼를 긁어내며 흔들리는 인공 수초를 멍하니 바라보는 평화로운 풍경이 먼저 생각나요. Tank of the Fittest는 시작부터 정반대 길을 걸어요. 8.99달러라는 가격에 플레이어를 차가운 산업용 수조 앞에 앉혀두는데, 여기서는 다정하게 굴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고 오직 가혹한 환경 스트레스만이 생존을 결정해요.
다루는 도구는 수온, pH, 용존산소량, 오염도라는 네 가지 환경 조절 노브가 전부예요. 헤엄치는 물고기를 직접 조작할 수는 없어요. 대신 수온을 잔뜩 올리거나 산소를 희박하게 줄여 약한 개체들이 질식하도록 수질 조절 다이얼을 비틀어야 하죠. 톡 쏘는 산성 물속에서 평범한 물고기가 숨이 가빠 허덕이는 모습을 보면 처음에는 꽤 잔인하게 느껴지지만 그 잔혹함이 이 게임 전체를 굴리는 원동력이에요.

청소부와 최상위 포식자
이 수조에서 죽음은 결코 헛되이 낭비되지 않아요. 산소가 부족하거나 물이 시큼해져서 물고기가 죽으면 사체가 바닥으로 가라앉아 유기물을 남기거든요. 바닥에 쌓인 잔해는 기회를 노리던 청소부 물고기의 양분이 되고 자라나는 사냥꾼의 배를 채워주며 수조 전체의 오염도를 서서히 끌어올려요.
먹이사슬이 자연스레 눈앞에 엮여 들어가는 광경이 제법 볼만해요. 비늘이 두꺼운 혈통을 살려보려고 수온을 확 높였다가 먼저 죽어나간 도태 개체들이 물을 흐려놓아 갑자기 사나운 사냥 본능이 터져 나오는 일도 벌어져요. 살아남은 개체는 먹어 치운 사체에서 형질을 흡수하고 시너지를 쌓아 다른 수조 동료들을 죄다 잡아먹는 최상위 포식자로 자라나요.

실험실의 건조한 공기
유저 인터페이스를 다루는 태도가 아주 차분하고 건조해요. 메뉴 화면은 멋 부리지 않고 기능에만 충실하며 마우스를 누를 때 나는 메마른 소리는 차가운 형광등 아래서 실험 일지를 기록하는 기분과 꼭 맞물려요. 매 판마다 호흡을 가다듬게 해주는 깔끔한 미니멀리즘이에요.
대량 폐사가 일어나거나 개체를 급하게 솎아내는 순간이 지나면 짙게 물든 물속을 미끄러지듯 유영하는 실루엣을 그저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져요. 새로운 돌연변이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진행 속도가 거의 멈추다시피 하거든요. 따뜻한 차 한 잔 곁에 두고 냉혹한 논리로 돌아가는 가상 생태계를 지켜보는 걸 좋아한다면 특유의 나직한 리듬이 묘하게 마음을 가라앉혀 줘요.

돌연변이 도감 채우기
게임 진행의 뼈대는 돌연변이 도감에 있어요. 수조를 굴리며 정해진 과제를 달성하면 새로운 발견을 기록하고 다음 실험에 투입할 열다섯 가지 기본 물고기 혈통을 열 수 있죠. 새로운 혈통이 수조에 들어오는 순간 pH와 산소 다이얼을 조율하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져요.
특정 진화 줄기를 끌어내기 위한 환경 수치를 파악하고 나면 플레이가 다소 단조로워지는 틈이 생겨요. 매번 같은 네 개 다이얼을 만지다 보니 후반으로 갈수록 뜻밖의 발견보다는 정해진 체크리스트를 지워나가는 느낌이 들기도 하거든요. 그렇더라도 오염된 물속에서 기괴하게 특화된 거대한 개체를 끝내 빚어냈을 때의 쾌감 덕분에 실험을 꽤 오래 붙잡게 돼요.





댓글 19
추천순최신순★ 베스트 댓글
최신작이라는 것들이 죄다 시스템만 복잡해지고 손맛은 실종됐군... 90년대 심시티나 심어스 같은 건 변수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맛이 있었는데. 이 게임도 수질 화학치니 영양 단계니 수식만 나열해놓고 정작 플레이어의 직관을 존중하는지 의문이야. 20년 전 심어스가 이미 생태계 시뮬의 정점을 찍었는데... 요즘 게임들은 그래픽만 번지르르하고 깊이가 전혀 없음... 이 가격이면 차라리 고전이나 다시 돌리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듯...
이거 혼자 머리 싸매고 하면 뇌 정지 옴 ㅠㅠ 수온에 pH에 산소량까지 신경 쓸 거 개많음 ㅋㅋㅋㅋㅋ 근데 디코로 화면 공유 켜두고 친구들이랑 훈수 두면서 하면 갓겜임 ㄹㅇㅋㅋㅋ 물고기 죽을 때마다 서로 탓하는 재미 쏠쏠함 ㅋㅋㅋㅋㅋ 돌연변이 도감 보면서 같이 빌드 짜면 키키거리기 ㄱㅊ을 듯 ㅋㅋㅋ
에엥... 구관님 너무 엄격하신 거 아니에요? ㅠㅠ 저는 물고기들 헤엄치는 거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돼요... 냥♡ 리뷰 보니까 사체 경제학이니 포식-피식 역학이니 어려운 말 투성이지만 귀여운 도트 물고기들 키우는 맛은 있을 것 같던데... 쓰다듬기는 안 되려나 ㅠㅠ 먹이주기라도 하게 해주면 좋겠어요 멍
리뷰 보니 시스템 설계가 꽤 치밀해 보이네요. 기본 혈통 15가지 돌연변이 도감이라 조합 수만 해도 만만찮을 텐데 밸런스가 궁금합니다. 근데 8.99달러면 지금 사기엔 살짝 애매하고 나중에 세일 크게 할 때나 건질 만할 듯싶습니다. 찜목록 중에서도 우선순위 밀리겠네요. 후반부 반복되는 건 패치로 좀 다듬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찜목록999개cart_collector님 말씀대로 가격이 좀 부담스럽네요. 저도 스팀 찜목록에 넣어두고 할인 기다리는 중이에요. 리뷰에서 언급된 수온이나 용존산소량 맞추고 사체 썩으면서 오염되는 시스템이 진짜 흥미로워 보여요. 독일 시뮬 게임들 생각나는 깐깐함이네요. 한국어 지원 되는지 아시는 분 계실까요?
@찜목록999개직접 조종이 안 되고 환경 다이얼만 만지는 방식이라고? 손맛 기대한 사람한테는 좀 크겠네. 개체 컨트롤 못 하고 환경만 조절하는 거면 호불호 씨게 갈릴 듯. 15개 기본 혈통 도감 채우는 건 진득하게 해보면 될 일이고 후반 반복 작업만 너무 심하지 않으면 됨. 파고들 요소 얼마나 있는지 더 찾아봐야겠음.
이거 혼자 머리 싸매고 하면 뇌 정지 옴 ㅠㅠ 수온에 pH에 산소량까지 신경 쓸 거 개많음 ㅋㅋㅋㅋㅋ 근데 디코로 화면 공유 켜두고 친구들이랑 훈수 두면서 하면 갓겜임 ㄹㅇㅋㅋㅋ 물고기 죽을 때마다 서로 탓하는 재미 쏠쏠함 ㅋㅋㅋㅋㅋ 돌연변이 도감 보면서 같이 빌드 짜면 키키거리기 ㄱㅊ을 듯 ㅋㅋㅋ
@김치볶음밥어제 방송 켜고 해봤는데 솔플도 나름 매력 있더라구요? ㅋㅋ 수질 급변 사태 터질 때 심장 쿵쾅거림 ㄷㄷ 시청자 3명도 다 똑같이 말함 ㄹㅇ 오늘 밤 10시에 2회차 켭니다 놀러오세요~~ 물고기 이름 지어주기 이벤트도 할 거예요 ㅎㅎ
리뷰에 배경음악 언급이 없어서 아쉽네요... 수족관 시뮬레이션이면 앰비언트 사운드가 정말 중요한데. 물소리랑 기포 소리, 펌프 진동음 같은 게 얼마나 정교한지 궁금합니다. 스트링 패드로 깔리는 잔잔한 테마라도 있으면 바로 지를 텐데. 음원 발매 계획 아시는 분 계실까요 ㅠㅠ
최신작이라는 것들이 죄다 시스템만 복잡해지고 손맛은 실종됐군... 90년대 심시티나 심어스 같은 건 변수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맛이 있었는데. 이 게임도 수질 화학치니 영양 단계니 수식만 나열해놓고 정작 플레이어의 직관을 존중하는지 의문이야. 20년 전 심어스가 이미 생태계 시뮬의 정점을 찍었는데... 요즘 게임들은 그래픽만 번지르르하고 깊이가 전혀 없음... 이 가격이면 차라리 고전이나 다시 돌리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듯...
@구관이명관90에엥... 구관님 너무 엄격하신 거 아니에요? ㅠㅠ 저는 물고기들 헤엄치는 거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돼요... 냥♡ 리뷰 보니까 사체 경제학이니 포식-피식 역학이니 어려운 말 투성이지만 귀여운 도트 물고기들 키우는 맛은 있을 것 같던데... 쓰다듬기는 안 되려나 ㅠㅠ 먹이주기라도 하게 해주면 좋겠어요 멍
@구관이명관90구관이명관90님 말씀도 뭔지 알겠음. 근데 이건 직접 손맛 느끼는 게임이라기보단 환경 다이얼 돌려가면서 생태계 맞물려 돌아가는 거 보는 쪽에 가까움. 수온이나 pH, 용존산소량 건드리면 사체 썩고 오염도 터지는 연쇄 반응 보는 맛임. 다만 후반에 핵심 형질 조건 다 알고 나면 도감 채우기가 그냥 노가다처럼 변하는데, 이 반복 작업 느낌을 못 줄이면 점수 더 주긴 힘들 듯.
@구관이명관90구관님 말씀에 고개 끄덕여지네여 ㅋㅋ 심어스 그때 진짜 밤새도록 했는디... 요즘 겜들은 손맛이 너무 가벼운 감이 있어여 이 겜도 다이얼만 돌리는 식이면 좀 아쉽네여 옛날 플래시 겜 감성으로나 즐겨야긋다 ㅠ
새벽 3시 47분... 퇴근하고 멍때리기용으로 딱일 것 같네요. 수온 압력 조절하면서 넷플릭스 보다가 물고기 죽으면 아 좀 그렇겠지만... 방치형 요소도 있다던데 맞나요? 1시간 정도만 돌려보고 결정해야지. 8.99달러면 커피 두 잔 값이니까...
@3교대탈출희망팩트 알려드리면 리뷰 본문에 '방치형 요소'라는 표현은 없습니다. 수온, pH, 용존산소량 같은 다이얼을 직접 조절하는 구조고 사체와 수질 오염이 얽혀서 판 흐름이 뒤바뀌는 방식이라 방치하면 그냥 다 죽어요. 넷플릭스 보면서 돌릴 만한 게임이 아닙니다. 오염도 관리 계속 신경 써야 돼요.
물고기 직접 조종도 못 하고 다이얼만 돌리는데 후반 가면 반복 작업 된다는 거 보면 완성도가 좀 아쉽긴 하네. 조건 다 파악하고 나서 루즈해지는 건 시뮬 게임에서 꽤 큰 단점임. 사체 쌓여서 오염 터지는 연쇄 작용 원툴이면 금방 질릴 텐데. 패치로 뒷심 좀 챙겨주지 않으면 손 안 갈 듯. 7.2점도 나름 후하게 준 거 같음.
형이 알려주는데 초반 진입장벽만 넘기면 됨. 수온이랑 산소량부터 먼저 맞춰두고 첫 돌연변이 뜨면 바로 도감 열어서 혈통 확인해라. 사체 쌓여서 수질 오염 터지기 전에 미리미리 다이얼 돌려놓는 게 핵심임. 이 정도만 신경 써도 폐사 안 함. 초반 고비만 잘 넘겨봐라. 화이팅.
2시간 딱 채우고 환불 때림. 직접 조종도 안 되고 다이얼만 깔짝거리는 거라 손맛 하나도 없음. 수온이랑 산소 조절하다가 수질 한번 터지면 손쓸 틈도 없이 다 폐사하는데 개허탈하네. 15가지 혈통이니 도감이려니 해봤자 후반 가니까 걍 똑같은 노가다 반복임. 8.99달러 아깝다 ㅂㅂ
직접 조종 못 하고 환경 다이얼만 건드리는 방식이면 생태계 돌아가는 완성도가 핵심인데, 후반 가면 패턴 뻔해진다는 거 보고 쎄했음. 조건 파악 끝나자마자 반복 작업처럼 느껴지면 시뮬레이션 재미는 훅 꺼짐. 수온이랑 pH, 산소량 조절하는 맛이 아무리 좋아도 생태계 굴러가는 게 단조로우면 몰입 깨지는 거 순식간이지. 돌연변이 도감 15개 기본 혈통 파먹는 맛은 있겠지만 후반 뒷심 부족한 건 패치로 꼭 손봐야 할 듯.
ㄴㄴ 그냥 디코 화면 공유 켜고 친구들이랑 같이 보셈 ㅋㅋ 물고기 떼죽음 당할 때마다 서로 훈수 두면서 난리 피우면 개웃김 ㅋㅋ 다이얼 뭐 돌릴지 같이 의논하면서 하면 뇌정지도 덜 오고 개꿀잼임 ㅋㅋ 혼자 조용히 머리 쥐어뜯지 말고 디코방에서 켜봐
직접 조종 없는 환경 시뮬은 취향 탈 수밖에 없음. 수온 pH 산소량 네 개 다이얼로 생태계 굴리는 건 아이디어 좋음. 후반 도감 채우기가 반복 작업으로 변하는 건 구조적 한계. 가격 대비 볼륨은 아쉬운 편. 그래도 기본기는 충실함.
생존 크래프트 좋아하는데 이거 괜찮을까요? 물고기 키우는 과정이 꽤 디테일해 보여서요. 초반 진입장벽 높다는 말 있던데 팁 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도감 15개 다 채우려면 얼마나 걸릴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