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님을 기다리는 동안 벌어지는 일들
작은 서류가방을 든 외판원이 되어 영국의 반스워스라는 소도시에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시장님과 중요한 면담 약속이 잡혀 있는데 약속 시각까지 여유가 조금 남아 있거든요. 무료함을 달래려고 시내를 기웃거리다 보면 온갖 별난 주민들이 저마다 사정을 털어놓으며 말을 걸어옵니다. 다들 주인공을 발견하자마자 구세주라도 만난 것처럼 소리를 치며 일거리를 넘겨줘요.
마을 사람들의 부탁은 평범한 구석이 하나도 없어요. 잔디를 깎거나 빵집에서 파이를 굽는 소소한 일부터 시작하는데, 굴뚝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배관을 헤집거나 별안간 아스트랄계를 떠돌게 되는 황당한 상황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가요. 한 번 꼬인 일들이 꼬리를 물며 더 커다란 소동으로 이어지는데, 마치 만화 영화 한 편을 실시간으로 감상하는 기분이 들어요.

때리고 뛰며 골목길을 휘젓는 손맛
조작 방식은 정말 단순해요. 걷고 뛰고 점프하거나 주변 사물과 사람을 가볍게 툭 쳐보는 게 전부거든요. 복잡한 인벤토리 창을 열어 아이템을 조합하거나 머리를 싸매야 하는 퍼즐은 아예 나오지 않아요. 마을 안을 쏘다니며 눈에 띄는 쓰레기통을 걷어차거나 사람들의 엉덩이를 툭 치는 사소한 장난만 쳐도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문이 자연스레 열려요.
탑뷰 시점으로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가 실내나 특정한 통로로 들어가면 횡스크롤 시점으로 매끄럽게 바뀌어요. 시점이 전환되는 연출이 끊김 없이 이어져서 마을을 탐험하는 내내 시선이 지루할 틈이 없어요. 복잡한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주변 반응을 구경하는 재미에만 온전히 빠져들게 돼요.

귀에 꽂히는 요크셔 사투리와 정감 어린 색채
손으로 직접 그려낸 애니메이션은 옛날 영국 텔레비전 만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따뜻한 질감이 느껴져요. 투박한 선과 선명한 원색이 어우러진 거리 풍경 사이로 뭉클한 감성을 전하는 배경음악이 은은하게 깔려서 묘하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요. 슬랩스틱 코미디 특유의 소란스러움 뒤에 영국의 눅눅한 오후 공기가 차분하게 내려앉는 느낌이었어요.
스팀 상점가 21,500원에 판매 중인 이 게임은 인터페이스와 자막 한국어를 정식 지원해요. 한국어 음성은 들어있지 않지만 현지 성우들이 능청스럽게 쏟아내는 진짜 요크셔 지방 사투리를 귀로 들으며 우리말 자막을 읽는 쪽이 이 게임 특유의 촌구석 분위기를 살리는 데 훨씬 잘 어울려요.

끝없이 이어지는 언어유희와 슬랩스틱
주민들이 건네는 대화 속에는 영국식 유머와 말장난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와요. 이중적인 의미를 담은 농담들이 엉뚱한 행동과 맞물려 터질 때마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어요. 맥락 없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 같아도 마을의 잔잔한 일상 속에 자연스레 녹아 있어서 억지스럽게 다가오지 않아요.
플레이 시간이 서너 시간 안팎으로 짧은 편이지만 군더더기 없이 알차게 꽉 채운 코미디 쇼를 본 것처럼 만족감이 커요. 깊이 있는 의미를 찾는 게임은 아닐지라도, 방 불을 끄고 편안한 마음으로 엉뚱한 사람들의 소동극을 구경하다 보면 하루의 피로가 가볍게 날아가요.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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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유머를 흉내 낸 짧은 영상들 같다. 십 년 전 패키지 게임들처럼 밀도 높은 콘텐츠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진행하다 보면 풍경 때문에 한참 멍하니 있게 되는 게임인가요?? 저는 아직 시작 전인데 리뷰에 있는 골목 분위기만 봐도 너무 좋아서요. 가만히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지 궁금해요.
영국식 개그 코드 진짜 잘 살렸더라. 짧게 즐겼는데 마을 사람들 엉뚱한 짓 하는 거 보면서 엄청 웃었음ㅋㅋ. 근데 퍼즐이나 조작 난이도 있는 거 좋아하는 사람은 좀 심심할 듯. 난 성취감보다는 그냥 웃고 싶어서 만족함.
와 이거 그림체가 참 독특하네요. 저도 오늘 퇴근하고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원두는 볶아도 제 랭크 티어는 안 볶이는데 이런 거라도 보면서 웃어야죠 허허.
@anfskfk다들 어떻게 느꼈는지 궁금해서 써봄. 그냥 슬랩스틱인 줄 알았는데 영국 북부 감성을 애니메이션으로 진짜 잘 뽑았더라. 21,500원에 비하면 분량이 좀 짧긴 한데, 그래도 하는 내내 웃겨서 돈 아깝단 생각은 안 들었음.
@물병15호분량 서너 시간인데 21,500원? 요즘 인디 게임들 가격 책정 참 양심 없네. 기믹도 뻔하고 조작감도 딱히 내세울 거 없는데 이 돈 주고 사긴 좀 아깝지 않나?
@다람쥐89가격 아깝다는 말은 인정하는디, 이 게임은 세일 노리면 딱이여. 만든 사람들 정성은 확실히 보이는데 정가 21,500원은 플레이타임 생각하면 영 아까운디, 한 번 웃어보고 싶을 때 할인해서 사쇼잉. 그럼 돈 값은 톡톡히 하실 겁니다예.
@x달빛검객x4618 동의. 2만 천오백원 주고 이거 살바엔 세일 기다리는게 답이다. 나도 인디겜 좋아하지만 이건 가격대비 콘텐츠가 너무 빈약함. 별로.
@다람쥐89다람쥐89님 말씀도 맞아요, 2만 천오백원이면 플탐 대비 부담스러울 수 있죠. 그래도 저는 서너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터지는 유머랑 카툰 연출만으로도 돈값은 했다고 느꼈어요. 그냥 짧고 정신나간 영국 코미디 애니 한 편 본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넘기시면 꽤 만족스러우실 텐데 아쉽네요.
영국식 개그 코드 진짜 잘 살렸더라. 짧게 즐겼는데 마을 사람들 엉뚱한 짓 하는 거 보면서 엄청 웃었음ㅋㅋ. 근데 퍼즐이나 조작 난이도 있는 거 좋아하는 사람은 좀 심심할 듯. 난 성취감보다는 그냥 웃고 싶어서 만족함.
@북극곰7저기질문하나잇는데요이거퍼즐난이도가많이낮은가요??후반에가면조금복잡한기믹같은거등장하는지궁금해요파밍하고머리쓰는거좋아하는데단순하기만하면금방질릴것같아서요ㅠㅠ
@topqur퍼즐 난도가 궁금하셨군요. 후반에도 머리를 아주 많이 써야 하는 기믹은 나오지 않아요. 마을 사람들 심부름을 따라가다 보면 그 자체로 웃음이 터지는 구조라서요. 파밍이나 깊이 있는 도전을 기대하시면 다른 게임이 맞을 수 있어요. 짧은 시간 속에서 잘 만든 개그 한 편 보는 기분으로 즐기시면 될 것 같아요.
@새벽달빛4624님 자세한 설명 감사해요! 근데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해도 진행이 안 막히나요? 제가 은근 길치라 게임하다 자주 헤매거든요. 길찾기는 쉬운 편인지 궁금해요.
아따 이거 진짜 물건이네요. 손으로 그린 애니메이션 느낌이 참말로 예술이에요. 주인공이 뽈뽈거리는 게 너무 귀여워서 시간 가는 줄 몰랐어븐다.
그림체 진짜 너무 귀여워요 ㅎㅎ 다들 이거 꼭 해보세요. 저는 어제 다 깼는데 더 하고 싶어서 죽겠네요 ㅠㅠ
마을 사람들이 저마다 사정으로 소동을 벌이는 걸 지켜보는데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하더라. 주인공이 엉뚱한 짓 하면서 사람들 고민 해결해 줄 때마다 나도 모르게 눈물 핑 돌았음. 그냥 웃긴 게임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여운이 남네. 당분간 다른 게임은 눈에 안 들어올 듯.
@버스안옴감동은 모르겠고 일단 작화 개쩐다 ㅋㅋㅋ 슬랩스틱 개웃김 진짜.
@태양의기사맞습니다요. 주인공 뽈뽈거리는 거 보면서 저도 혼자 키득거렸네요. 이런 그림체는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허허.
퍼즐이나 도전 과제 파고드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면 좀 심심할 듯. 난 그냥 방치형 게임 돌리면서 스펙 올리는 게 더 취향이라 이건 좀 안 맞더라.
영국식 유머를 흉내 낸 짧은 영상들 같다. 십 년 전 패키지 게임들처럼 밀도 높은 콘텐츠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진행하다 보면 풍경 때문에 한참 멍하니 있게 되는 게임인가요?? 저는 아직 시작 전인데 리뷰에 있는 골목 분위기만 봐도 너무 좋아서요. 가만히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지 궁금해요.
파밍이나디펜스만하다보니이런게임은솔직히가격이부담되네요. 리뷰는좋던데내취향엔너무가벼울것같아서고민돼요. 후반에복잡해지는거없으면한번깨면끝일거같고. 할인때되면한번지를까생각중입니다.
연출과 더빙이 만들어내는 개그 템포는 확실히 좋다. 캐릭터 움직임 하나하나에 연기가 들어가 있다. 다만 분량이 짧고 게임성은 단순하다. 21,500원에 비하면 아쉬운 구간이 분명히 있다. 그래도 웃기긴 웃기다. 세일하면 가치가 올라가는 게임.
동네 분위기가 정말 따뜻하게 느껴져요! 가만히 보고 있으면 손맛이 느껴지는 그림체라서 감탄하게 돼요. 저는 이렇게 작은 디테일에 정성 들인 게임이 참 좋아요!
2회차인데도 새로 보이는 개그가 있네요 ㅠㅠ 분량 짧다고 아깝다는 말도 이해는 가는데 저는 그냥 웃고 나면 또 하고 싶어져서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