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 액션 · 무료 플레이

THE FINALS

THE FINALS 리뷰, 벽을 다 부수고 들어가는 파괴 손맛과 묵직한 조작감. 전장을 통째로 무너뜨리는 액션 쾌감은 확실하지만 거친 잔해 속 판정과 조작 반응성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무료 슈터다.

구르기장인 · 2023년 12월 10일 · PC 스팀 버전으로 토너먼트 15시간 플레이

체형별로 극명하게 갈리는 조작감과 관성

게임을 켜고 훈련장과 실전에 들어가자마자 조작감부터 살폈다. 마우스를 휙 돌릴 때 전해지는 시점 이동과 슬라이딩 반응은 예상보다 관성이 묵직하게 붙어 있다. 가벼운 체형은 날렵하게 치고 빠지며 와이어를 타고 넘나들 수 있지만 덩치가 큰 체형은 발을 뗄 때마다 쇳덩이를 끄는 듯한 둔탁함이 손끝에 그대로 전달된다. 빠른 방향 전환을 노릴 때 미끄러지는 느낌이 다소 남아 있어 칼 같은 반응 속도를 기대한 사람이라면 처음에는 조작이 밀린다고 느낄 수 있다.

체형에 따라 이동 속도와 고를 수 있는 무장이 완전히 나뉘어 손맛 차이가 매우 크다. 소형 체형으로 대시를 섞어가며 건물 옥상을 뛰어넘을 때는 고전 하이퍼 FPS 특유의 날선 속도감이 살아난다. 반대로 대형 체형은 벽을 몸으로 뚫거나 중화기를 꺼내 들 때 모션 전환이 느릿해 빈틈이 자주 생긴다. 조작감이 가볍지 않고 몸무게가 실린 듯한 조작계를 설계해 둔 덕에 클래스별 역할 구분이 손에서부터 확실히 갈린다.

체형에 따라 이동 속도와 기본 조작 반응성이 확연히 달라지는 아레나 진입 화면
체형에 따라 이동 속도와 기본 조작 반응성이 확연히 달라지는 아레나 진입 화면

난전 속 히트박스 판정과 근접 공격 후딜레이

총을 쏠 때 탄환이 박히는 피격 판정은 제법 정직하다. 적이 격하게 점프하거나 슬라이딩으로 파고들 때도 크로스헤어가 적 모델링에 정확히 닿아 있으면 히트 마커가 밀림 없이 뜬다. 다만 카타나 같은 근접 무기를 휘두를 때는 판정이 조금 빡빡하게 돌아간다. 휘두르는 궤적에 비해 공격 유효 범위가 약간 좁아서 조금만 거리를 잘못 재도 허공을 가르기 십상이다.

여기에 근접 공격 특유의 후딜레이가 제법 길다. 칼질 한 번 빗나가면 바로 총알 세례를 받아 누워버리는 구조라 회피 타이밍을 칼같이 재야 한다. 전장에 연막이나 먼지가 가득 찰 때 적 윤곽선을 식별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에서도 히트박스 판정 자체는 튀지 않고 들어간다. 정밀하게 조준하고 제때 피하는 기본 교전 감각은 탄탄하게 잡혀 있다.

근접 무기와 화기 교전 시 거리 조절과 타이밍이 중요한 토너먼트 전투
근접 무기와 화기 교전 시 거리 조절과 타이밍이 중요한 토너먼트 전투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는 전장 파괴와 변수

엠바크 스튜디오가 내세운 건물 파괴 기믹은 게임의 흐름을 완전히 뒤엎는다. 적들이 금고를 들고 2층 구석방에 숨어서 방어선을 굳히면 계단으로 정직하게 진입할 이유가 없다. 1층 천장에 폭탄을 붙여 방바닥을 내려앉히거나 화염방사기로 벽과 바닥을 통째로 불태워 적을 아래로 떨어뜨리면 그만이다. 벽 뒤에 숨어도 은폐물이 순식간에 콘크리트 가루로 변해 사라지니 캠핑 플레이가 통하지 않는다.

토너먼트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아레나는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폐허가 된다. 천장이 무너져 내리며 깔리는 잔해 때문에 이동 동선이 실시간으로 끊기고 바닥에 큰 구멍이 생겨 아래층으로 굴러떨어지는 식이다. 전장 오브젝트를 직접 박살 내며 돌파구를 여는 손맛 하나만큼은 동종 슈팅 게임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이다.

폭발물로 건물 외벽과 바닥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진입로를 만드는 교전 현장
폭발물로 건물 외벽과 바닥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진입로를 만드는 교전 현장

무너지는 잔해 속 프레임 방어와 한국어 지원

전장이 한꺼번에 터져 나갈 때는 프레임 저하가 발목을 잡는다. 평상시에는 화면이 무난하게 유지되는 편이다. 하지만 대형 건물이 연쇄 폭발을 일으키며 와르르 주저앉고 여러 팀이 좁은 구역에서 동시에 맞붙으면 화면이 순간적으로 버벅거린다. 판정에 극도로 민감한 상황에서 프레임이 출렁거리면 조준선이 튀어버려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최적화 옵션을 다듬지 않으면 대규모 파괴 순간에 불쾌감을 겪기 쉽다.

스팀에서 무료로 설치해 바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게임 내 텍스트와 인터페이스는 한국어가 깔끔하게 적용되어 있어 스폰서 커스터마이징이나 무기 설명서를 읽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다만 게임쇼 분위기를 띄우는 중계 아나운서의 한국어 음성은 들어있지 않아 영어 중계를 자막으로 읽어야 한다. 난전 속에서 자막을 일일이 확인할 여유는 없으니 중계의 맛을 백 퍼센트 느끼기는 어렵다.

한국어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로비 메뉴와 장비 커스터마이징 화면
한국어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로비 메뉴와 장비 커스터마이징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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