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 어드벤처 · RPG

DREDGE

DREDGE, 서늘하게 조여오는 밤바다 낚시 어드벤처. 낮에는 한가롭게 생선을 낚다가 밤이 되면 공포를 피해 달아나는 긴장감을 알차게 담아냈다.

커피식었다 · 2023년 3월 31일 · 스팀판 11시간 플레이, 엔딩 확인

햇살 아래서 물고기를 낚고 밤이 오면 도망친다

처음 배를 몰고 나갔을 때는 그저 그런 잔잔한 어촌 시뮬레이션인 줄 알았다. 부두에서 의뢰를 받고 바다로 나가 거품이 이는 포인트를 찾는다.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면 고기가 올라오고 그걸 마을 생선 장수에게 넘겨 푼돈을 번다. 낮 동안의 바다는 지나칠 정도로 평화롭다.

해가 수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순간 게임의 공기가 완전히 바뀐다. 시야는 안개에 가로막히고 배 위에 달린 싸구려 조명 하나에 의지해 귀항길을 찾아야 한다. 나침반 옆에 달린 공황도 수치가 치솟으면서 보이지 않던 환각과 기괴한 암초가 뱃머리 코앞에 불쑥 튀어나온다. 낮에 번 돈을 수리비로 털어 넣지 않으려면 욕심을 버리고 시간을 칼같이 계산해야 한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시야가 급격히 좁아지고 공황 수치가 오른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시야가 급격히 좁아지고 공황 수치가 오른다.

테트리스식 적재함과 쉼 없는 장비 개조

잡아 올린 어획물과 인양한 고철은 한정된 격자 칸 안에 퍼즐 맞추듯 쑤셔 넣어야 한다. 공간이 좁아터진 초반에는 덩치 큰 가자미 한 마리만 잡아도 엔진이나 낚싯대 자리가 비좁아진다. 심해에서 끌어올린 기형 물고기는 비싸게 팔리지만 모양이 제각각이라 배치하기가 까다롭다.

배를 고치고 개조하는 과정은 직관적이다. 선체를 넓히고 더 밝은 조명과 빠른 엔진을 달수록 활동 반경이 넓어진다. 한국어 자막이 깔끔하게 번역돼 있어 장비 설명이나 주민 의뢰 내용을 파악하는 데 군더더기가 없다. 음성은 지원하지 않지만 텍스트 위주로 흘러가는 분위기라 플레이에 큰 흠이 되지는 않는다.

한정된 선체 공간에 장비와 어획물을 효율적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
한정된 선체 공간에 장비와 어획물을 효율적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

해역마다 도사리는 각기 다른 위협

출발지인 매로우 군도를 벗어나면 바다는 전혀 다른 형태의 위험을 들이민다. 절벽 사이를 누벼야 하는 게일 클리프나 맹그로브 나무가 엉킨 스텔라 베이슨은 지형 자체가 덫이다. 바닷속 거대한 그림자가 뱃바닥을 긁고 지나갈 때의 소름은 단순한 점프 스케어보다 훨씬 묵직하다.

유적에서 발견한 유물을 수집가에게 가져다주면 기이한 능력이 하나씩 해금된다. 배를 가속하거나 순간적으로 위험에서 벗어나는 기술이 생기지만 대가가 따른다. 능력을 쓸수록 이성이 깎여 나가 환각에 더 쉽게 노출된다. 안전과 속도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감각이 꽤 날카롭다.

낯선 군도로 넘어가면 낮 시간대에도 방심할 수 없는 위험이 기다린다.
낯선 군도로 넘어가면 낮 시간대에도 방심할 수 없는 위험이 기다린다.

군더더기를 털어내고 제때 멈춘 영리함

바다를 오가며 자원을 캐는 구조상 특정 재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약간 지루해질 뻔했다. 천만다행으로 이 게임은 플레이 타임을 억지로 늘리려고 의미 없는 파밍 노가다를 강요하지 않는다. 엔진 속도가 빨라지고 그물이 손에 익을 즈음이면 주요 퀘스트도 자연스럽게 막바지에 닿는다.

정가 11,120원이라는 가격표를 생각하면 구성이 매우 알차다. 서브 퀘스트를 적당히 챙겨 가며 엔딩을 봤을 때 시계는 열 시간을 조금 넘기고 있었다. 억지로 만든 30시간짜리 오픈월드보다 밀도 있게 압축한 10시간이 훨씬 값지다는 사실을 오랜만에 확인했다.

장비를 완전히 갖추고 바다의 끝자락에 다다르면 이야기는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장비를 완전히 갖추고 바다의 끝자락에 다다르면 이야기는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관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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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 댓글

해운대은경4월 2일 AM 12:35

낚시 미니게임 패턴이 몇 가지나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밤에 라이트 끄고 달려도 괜찮은지?? 저장 슬롯은 몇 개까지 지원하나요??

전주사는호진3월 31일 PM 08:39

이거 스팀 덱으로 돌리면 조작감 어때요? 세이브 클라우드 잘 되는지도 궁금함. 독서실에서 무음으로 하기 괜찮은지 아시는 분? 밤에 헤드셋 끼고 하면 무서워서 못 할 것 같긴 한데 낮엔 낚시만 하면 된다니 그 부분은 안심이네여.

알로하오에4월 2일 PM 08:21

선박 시뮬레이터 2008 밤바다 모드 생각난다 그 때도 등대 불빛만 보고 달리던 기억이 난다

전주사는호진3월 31일 PM 08:39

이거 스팀 덱으로 돌리면 조작감 어때요? 세이브 클라우드 잘 되는지도 궁금함. 독서실에서 무음으로 하기 괜찮은지 아시는 분? 밤에 헤드셋 끼고 하면 무서워서 못 할 것 같긴 한데 낮엔 낚시만 하면 된다니 그 부분은 안심이네여.

wallet3월 31일 PM 11:32

@전주사는호진스팀 클라우드 세이브 지원함 패드로 낚시 미니게임 돌릴 때 손맛 괜찮던데 키마랑 느낌 좀 다름 밤 주행할 때 시야 좁아지는 거 조작 미스 나면 더 빡셈 독서실용으로는 낮낚시만 하면 소음 없어서 ㄱㅊ을 듯

단호박죽4월 3일 PM 06:32

@전주사는호진스팀덱 조작감 나쁘지 않음 ㅋㅋ 세이브 클라우드 잘 됨 독서실 낮낚시 ㄱㅊ 밤엔 헤드셋 쓰고 해야댐 무섭 ㅋㅋ

어둠의성기사3월 31일 PM 09:32

허허 밤바다 분위기 잡는 거 보니 예전 다크폴 생각나네 껄껄. 요즘 겜들 너무 친절해서 긴장감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정도는 돼야지. 브금만 좀 더 무거웠으면 하는 아쉬움은 살짝 있구만.

다람쥐894월 1일 AM 08:26

@어둠의성기사브금 타령은 좀 그만해라 옛날 겜 BGM 좋았던 거 모르는 사람 없음 ㅋㅋ 근데 더빙 없는 건 좀 아쉽네 텍스트만 읽어야 돼서 몰입 깨지는 사람도 있을 듯 한국어 음성까지 챙겨줬으면 완벽했을 텐데 존나 성의 없네

raincoat4월 1일 PM 07:06

@어둠의성기사다크폴 그 시절 감성 아직도 잊히지 않네여 밤바다 나가면 심장 쿵쾅거리던 거 지금도 생생한디 이 겜도 그 맛 좀 나려나 모르겠네여

태양의기사3월 31일 PM 10:41

공포겜인데 낚시가 메인이라니 ㅋㅋㅋ 개신박하네 존나 긴장감 쩔듯 밤에 불빛만 믿고 달리는 거 개무섭겠다 이거 꼭 함 해봐야지

알로하오에4월 2일 PM 08:21

@태양의기사선박 시뮬레이터 2008 밤바다 모드 생각난다 그 때도 등대 불빛만 보고 달리던 기억이 난다

tjdrnr4월 1일 AM 11:50

리뷰 읽고 바로 샀는데 밤바다 분위기 진짜 미쳤어요...!!! 낮에 평화롭게 물고기 잡다가 해 지니까 심장이 쿵쾅거려서 ㅠㅠ 인벤토리 테트리스 하는 재미도 있고 가격 대비 내용물 너무 알차서 감동받았어요 개발자님 감사합니다...!

ㅇㅇ14월 1일 PM 06:31

갠춘

해운대은경4월 2일 AM 12:35

낚시 미니게임 패턴이 몇 가지나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밤에 라이트 끄고 달려도 괜찮은지?? 저장 슬롯은 몇 개까지 지원하나요??

포로리도토리4월 2일 AM 09:15

플탐 뻥튀기 없어서 진짜 금방 끝남 밤 주행 루트 헤매면 좀 더 걸릴 수도

울산동석4월 6일 AM 11:21

리뷰에 밤 공포 옅어진다고 나오던데 장비 풀스펙 찍으면 라이트 범위 늘어나서 진짜 텐션 떨어짐 ㅇㅇ 후반 갈수록 그냥 평지 달리는 느낌이라 긴장감 확 죽더라 일부러 장비 안 찍고 돌면 초반 느낌 좀 더 살릴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