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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des II

Hades II 리뷰, 정직한 회피 판정과 묵직한 타격 손맛. 즉각 반응하는 조작감과 정교한 회피 판정만으로도 돈값을 톡톡히 해내는 액션 로그라이크다.

구르기장인 · 2025년 9월 25일 · PC 스팀 판으로 34시간 플레이

손가락 끝에 붙는 이동과 즉각적인 회피 판정

패드를 잡고 스틱을 꺾는 순간 느껴지는 무게감부터 합격이다. 전작 자그레우스의 회피가 바닥을 미끄러지듯 연타하는 맛이었다면 멜리노에의 질주와 회피는 바닥을 단단히 딛고 칼같이 끊어 치는 감각에 가깝다. 선입력 버퍼링이 꼬여서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캐릭터가 미끄러지는 일이 없고 방향 전환 시 지체되는 딜레이도 없다.

적들의 투사체가 빗발치는 와중에 대시 무적 시간으로 탄막 사이를 파고들 때 피격 판정이 대단히 촘촘하다. 스친 것 같은데 억울하게 얻어맞는 판정이 전혀 안 나온다. 내 손이 느려서 맞았다는 납득이 바로 서야 액션 게임을 붙잡을 맛이 나는데 이 게임은 그 선을 확실하게 지킨다.

투사체가 빽빽하게 깔리는 전장에서도 회피 판정이 명확해 억울한 피격을 피할 수 있다.
투사체가 빽빽하게 깔리는 전장에서도 회피 판정이 명확해 억울한 피격을 피할 수 있다.

밤의 무기와 마법이 만드는 후딜레이 심리전

멜리노에가 다루는 밤의 무기들은 휘두를 때 발생하는 후딜레이가 제법 묵직하다. 평타와 특수 공격을 무지성으로 연타하다가는 빈틈을 노리고 들어오는 시간의 티탄 군대에게 그대로 얻어터진다. 공격 모션 도중에 회피로 캔슬할 수 있는 구간과 캔슬이 불가능한 경직 구간이 정밀하게 나뉘어 있다.

여기에 마법 진을 바닥에 깔아 적을 묶고 차징 공격을 우겨넣는 리듬이 손맛을 배로 끌어올린다. 아폴론이나 제우스 같은 올림포스 신들의 은혜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타격감이 달라지는데 기본 뼈대가 되는 무기 궤적의 경쾌함이 워낙 탄탄하다. 아르카나 제단에서 카드를 세팅하며 빌드를 맞출수록 손에 감기는 조작 쾌감이 뚜렷해진다.

밤의 무기와 마법 진을 조합해 적 공격 빈틈을 노리는 전투 화면.
밤의 무기와 마법 진을 조합해 적 공격 빈틈을 노리는 전투 화면.

가독성을 살려낸 적 전조와 보스 패턴

화면이 마법 효과와 이펙트로 뒤덮여도 적 공격 전조는 눈에 또렷하게 들어온다. 보스 몬스터의 휘두르기 궤적과 광역 장판은 판정 범위가 시각 정보와 오차 없이 맞물린다. 불합리하게 회피 프레임을 씹고 들어오는 기습 판정이 없다시피 해서 패턴을 파악하고 파고드는 쾌감이 상당하다.

사역마를 대동하고 밤의 도구로 재료를 채집하며 진행하는 반복 루트에서도 전투 템포가 늘어지지 않는다. 60프레임 방어도 흔들림 없이 매끄럽게 유지된다. 난전 상황에서 잡몹 수십 마리가 쏟아져 나와도 버벅거림이 없으니 온전히 내 회피 타이밍에만 집중하면 된다.

보스의 넓은 공격 범위도 시각적 전조가 뚜렷해 구르기 타이밍을 잡기 수월하다.
보스의 넓은 공격 범위도 시각적 전조가 뚜렷해 구르기 타이밍을 잡기 수월하다.

가격 대비 꽉 찬 볼륨과 한국어 텍스트 지원

스팀 정가 32,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은 분량이다. 신 모드를 켜서 받는 피해를 줄이고 편하게 갈 수도 있지만 순수 피지컬로 혹독한 시련을 깨부수는 성취감이 워낙 강렬해서 굳이 손을 대지 않게 된다. 죽어가며 무기와 마법을 가다듬는 로그라이크의 기본기에 완전히 충실하다.

한국어 지원은 자막과 인터페이스 텍스트만 적용되었고 음성은 한국어가 빠졌다. 신과 캐릭터의 방대한 대사가 전부 음성으로 출력되는 게임이라 한국어 더빙 부재는 살짝 아쉽지만 텍스트 번역 품질이 깔끔해서 시스템이나 스토리 이해에 걸림돌은 없다. 프레임 드롭 없는 쾌적한 최적화와 정밀한 조작감 하나만 봐도 액션 매니아라면 지나칠 이유가 없다.

한국어 자막과 인터페이스 번역이 충실하게 적용된 메뉴 화면.
한국어 자막과 인터페이스 번역이 충실하게 적용된 메뉴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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