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바를 누르는 순간 달라지는 손끝의 감각
조작감부터 짚고 넘어가야겠다. 전작을 생각하고 마우스 버튼만 누르면서 화면을 쓸어 담으려 했다가는 첫 필드 몬스터 무리에게도 순식간에 둘러싸여 바닥에 눕는다. 캐릭터 이동이 무거워졌고 기본 이동 속도와 스킬 시전 모션에 확실한 전딜과 후딜레이가 잡혀 있다. 허공을 가르는 클릭질이 아니라 적이 칼을 치켜드는 순간을 눈으로 보고 스페이스바로 굴러서 피해야 살아남는다.
핵앤슬래시에서 회피 구르기가 기본 액션으로 들어간 것 하나만으로도 전투 리듬이 완전히 바뀌었다. 굴렀을 때 캐릭터가 적의 공격 궤적 아래를 파고드는 피격 판정이 제법 빡빡하게 물려 있다. 몬스터가 몽둥이를 내려치는 타이밍에 맞춰 구르면 피해 없이 빠져나오지만 벽에 몰리거나 구르는 방향을 잘못 잡으면 후딜레이 동안 그대로 연타를 얻어맞는다.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을 할 때처럼 적의 공격 모션을 외우고 틈을 노려 기술을 찔러 넣는 맛이 제대로 산다.

묵직한 타격감과 적 공격의 정직한 판정
스킬을 꽂아 넣을 때 손끝으로 전해지는 저항감이 전작에 비해 훨씬 선명하다.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적이 주춤하는 경직 연출이 확실해서 내가 휘두른 칼날이나 투사체가 몬스터 몸체에 닿았는지 아닌지가 화면을 보면서 즉각 파악된다. 엉뚱하게 허공에 칼을 휘둘러도 대미지가 들어가던 대충 만든 액션 RPG들의 헐거운 히트박스와는 결이 다르다.
보스전으로 넘어가면 판정의 정직함이 더 두드러진다. 덩치가 큰 정예 괴물이 바닥을 내려치거나 장판을 깔 때 붉게 일어나는 충격파 범위는 시각적 이펙트와 실제 피격 영역의 오차가 거의 없다. 보고 피할 수 있게 설계해 둔 덕에 억까로 죽었다는 느낌보다는 내가 욕심내서 평타 한 대를 더 치려다 맞았다는 자책이 먼저 든다. 액션 게이머 입장에서 기분 나쁜 불합리함을 느끼지 않게 모션 가독성을 잡았다.

스팀 가격 29.99달러와 한국어 지원의 아쉬움
스팀 얼리 액세스 가격은 29.99달러다. 남들보다 먼저 빌드를 연구하고 파밍을 시작하려는 코어 게이머들에게는 망설임 없이 결제할 만한 문턱이다. 다만 현재 스팀 상점 정보 기준으로 공식 한국어 지원 여부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은 진입 장벽으로 남는다.
스킬 젬 시스템과 장비 옵션, 수많은 갈래로 뻗은 패시브 노드 설명이 빽빽하게 이어지는데 번역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이템 옵션의 미세한 문구를 해석하다가 흐름이 끊기기 십상이다. 액션 본연의 손맛은 훌륭하지만 복잡한 시스템을 한국어로 편하게 읽어내지 못하는 답답함은 장르 팬들에게 적잖은 피로감을 준다. 공식 한국어 지원이 제대로 이뤄져야 국내 플레이어들의 안착도 쉬워질 것이다.

느려진 템포와 60프레임 방어라는 숙제
전작처럼 정신없이 화면을 쓸어 담으며 내달리는 빠른 파밍을 기대했던 유저라면 당황할 수 있다. 한 무리의 적을 상대할 때마다 거리 조절을 하고 자원을 관리해야 하기에 호흡이 길어졌다. 게다가 화면 가득 몬스터와 시각 효과가 몰려드는 대규모 난전 구간에서는 프레임 방어가 흔들리는 순간이 종종 생긴다.
적의 공격 궤적을 실시간으로 보고 칼같이 회피를 굴려야 하는 액션 중심 게임에서 순간적인 프레임 드랍은 바로 캐릭터 사망으로 직결된다. 얼리 액세스 초기 단계라 최적화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탓인데, 조작 반응성이 최우선인 게이머에게는 치명적인 감점 요인이다. 화면이 튀는 현상만 잡아도 전투의 밀도가 훨씬 더 단단해질 것이다.





댓글 19
추천순최신순★ 베스트 댓글
허허... 리뷰 잘 봤습니다. 구르기 하나로 손맛이 확 달라진다는 게 공감이 가네요... 요즘 RPG들은 너무 편해졌는데 옛날 메이플 하던 시절 생각나네 껄껄. BGM도 기대해봅니다...
참말로 29.99달러 썼는디 한국어 안 나오면 워쩌요. 트레일러 볼 때는 참말로 대작인 줄 알았는디... 일단 사놓고 구경만 하는 중이여.
리뷰 보고 바로 샀습니다. 오늘 교수님한테 맞는 기분이네요 ㅋㅋ
아기 재우고 겨우 시작했는데 구르기랑 타격감이 진짜 좋네요 ㅎㅎ 적 패턴 익히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ㅠㅠ 다들 즐거운 득템 하세요
오늘도 밭 갈러 들어갑니다. 농사짓는 거나 이 게임 파밍 하는 거나 허리 휘는 건 매한가지네요 허허. 수확물 기다리는 마음으로 아이템 파밍 하는 거죠 뭐. 다들 득템하십시오.
리뷰에서 말한 구르기 액션, 이거 생각보다 쫄깃함. 적 공격 피하면서 똥줄 타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서 몰입감 지리네.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 하다 보면 주인공한테 정들어서 계속하게 됨.
29.99달러 정가 주고 사기엔 최적화가 좀 걸림. 시간당 가성비 따지면 75퍼 할인 때 사면 갓겜임. 기다렸다 사야 함.
@z지존전사z가성비는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겠지만 저는 3만원 돈값은 충분히 한다고 봐요. 액션 손맛 챙기는 분이면 지금 사도 안 아까울 듯.
하드코어 솔플 4일 차 컷 완료. 딜찍누 안 되면 손가락 탓임.
@포로리도토리손가락 탓 타령 좀 그만해라. 요즘 그래픽만 번지르르한 게임보다 옛날 쿼터뷰 명작이 백배 나음. 조작감만 억지로 어렵게 만든 거 아님?
@포로리도토리딜찍누 안 된다고 징징대는 애들은 빌드 세팅 제대로 안 한 거 아님? 세팅만 잘 맞추면 프레임 드랍 좀 있어도 깰 만함.
초반부 구르기 액션은 진짜 감탄하면서 했어요. 가독성도 나쁘지 않고 타격감이 좋아서 인생겜 찾았다 싶었는데, 막상 하드한 던전 들어가서 프레임 툭툭 끊기니까 기운이 좀 빠지네요. 초반 흥분은 좋았지만 조금 더 최적화가 필요할 거 같아요. 일단 조금 더 해보고 판단해야겠네요.
@유치원원장샘새벽 3시인데 퇴근하고 돌리니까 눈이 감기네. 프레임 드랍 때문에 멍하니 구르다가 죽었다... 그냥 멍때리면서 할 게임은 아니네. 개매운맛임.
구르기 판정이 진짜 찰지긴 하네요. 손님이 라떼 샷 두 번 뽑을 시간에 보스 패턴 한 번 피하는 게 더 어렵습니다요 허허. 다들 즐겜하시죠!
퇴근하고 새벽 2시에 이 글 보고 바로 샀습니다... 하... 눈 감기면서 구르기 연습해야겠네... 프레임 드랍은 좀 걸리지만 멍때리기엔 좋을 듯
한국어 지원이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게 좀 아쉽네요 ㅎㅎ 그래도 손맛이 좋다니까 기대됩니다. 아기 재우고 천천히 해봐야겠어요 ㅠㅠ
@ㅁㄴㅇ참말로 29.99달러 썼는디 한국어 안 나오면 워쩌요. 트레일러 볼 때는 참말로 대작인 줄 알았는디... 일단 사놓고 구경만 하는 중이여.
리뷰 보고 바로 샀습니다. 오늘 교수님한테 맞는 기분이네요 ㅋㅋ
허허... 리뷰 잘 봤습니다. 구르기 하나로 손맛이 확 달라진다는 게 공감이 가네요... 요즘 RPG들은 너무 편해졌는데 옛날 메이플 하던 시절 생각나네 껄껄. BGM도 기대해봅니다...
@어둠의성기사님 그럼 화면에 적 많이 몰리면 프레임 많이 떨어진다고 했는데, 폭발 이펙트랑 겹치면 완전 프리징 오는 거 아님??? 그럼 보스 패턴 피하려고 구르기를 언제 눌러야 되는 거임??? 답 좀...
@오늘도집에못감와 진짜 그럼 144프레임 모니터로 해도 프레임 드랍 난다는 거예요??? 저 독서실에서 노트북으로 하려고 했는데 이러면 못 하겠네 ㅠㅠ 혹시 비슷한 게임 중에 저사양으로 돌아가는 거 아시는 분 계신가요???
@오늘도집에못감마, 5025님아 프레임 좀 튄다고 징징대지 마소. 원래 핵앤슬래시가 이펙트 펑펑 터질 때는 눈치껏 피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겜은 억수로 귀찮게 만들어놨는데 또 손맛은 있네 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