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 액션 · RPG

Phantom Blade Zero

Phantom Blade Zero 리뷰, 화려한 합 뒤에 묻힌 판정과 조작감. 화려한 무협 연출과 빠른 공방을 내세웠지만 정밀한 판정과 타격감이 아쉬운 다크 액션 RPG다.

구르기장인 · 2026년 11월 1일 · PC 스팀판으로 22시간 플레이, 기본 난이도 파국자로 1회차 완료

패링과 회피의 헐거운 손맛

패드를 잡고 몇 번 칼을 휘둘러보면 조작감이 예상과 꽤 다르다. 화면 안에서 캐릭터는 날아다니는데 손가락 끝에 닿는 감각은 묘하게 겉돈다. 공격 입력과 동작 재생 사이에 아주 미세한 간격이 있고 칼날이 적에게 닿을 때의 진동과 타격음이 생각보다 밋밋하다. 소울라이크 특유의 묵직한 선후딜레이 계산보다는 공격 버튼을 누르면 정해진 무술 모션이 빠르게 재생되는 쪽에 가깝다.

회피와 쳐내기 판정도 마찬가지다. 적의 무기가 몸에 닿는 순간을 칼같이 재서 쳐내는 쾌감보다는 정해진 타이밍에 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화려한 흘리기 연출이 튀어나오는 식이다. 빗나갔다 싶은 순간에도 패링이 들어가고 딱 맞췄다 싶은 찰나에 처맞기도 한다. 히트박스가 정교하게 맞물리는 맛이 덜하다 보니 적과 칼을 부딪치는 긴장감보다 그냥 화려한 무협 영화를 구경하는 기분이 앞선다.

연속 공격 모션과 패링 동작 연출
연속 공격 모션과 패링 동작 연출

66일의 시한부와 쿵푸펑크

스토리는 심장에 치명상을 입고 66일의 시한부 삶을 살게 된 검객 혼의 탈주극을 다룬다. 언리얼 엔진 5로 뽑아낸 어두운 무림 풍경과 기계 의수, 스팀펑크풍 장치들이 섞인 쿵푸펑크 비주얼은 눈을 확실히 잡아끈다. 황폐한 골목과 피 칠갑이 된 전장은 분위기를 꽤 그럴듯하게 잡았다.

다만 이야기를 따라가는 과정은 썩 매끄럽지 않다. 한국어 자막은 지원하지만 한국어 음성이 빠져 있어 전투 도중 오가는 짧은 대사를 놓치기 쉽다. 자막 폰트와 인물 이름 표시가 잘 구분되지 않게 박혀 있어 처음에 혼이라는 글자를 보고 시스템 용어인지 주인공 이름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고유명사가 쏟아지는데 화면은 어둡고 설명은 불친절하다.

어두운 분위기의 무림 배경과 주인공 혼
어두운 분위기의 무림 배경과 주인공 혼

무기 교체와 속도감의 반등

게임이 마냥 답답하지만은 않다. 서른 종이 넘는 주무기와 스무 종 안팎의 환영 무기를 하나씩 해금하면서 전투의 숨통이 트인다. 단도와 대검, 쌍검처럼 무기군마다 연속기 궤적이 완전히 다르고 무기를 바꿔 쥐는 순간 스태미나가 돌면서 콤보가 길게 이어진다.

초반 몇 시간 동안 밋밋한 공방에 실망했더라도 무기 교체 콤보에 익숙해지면 체감이 달라진다. 적 공격을 기다리며 구르기만 하기보다 먼저 파고들어 환영 무기를 섞어가며 몰아붙여야 제 속도가 난다. 수비적으로 간을 보기보다 저돌적으로 연타를 꽂아 넣을 때 이 게임 특유의 몰아치는 맛이 제대로 산다.

다양한 보조 환영 무기를 활용한 전투
다양한 보조 환영 무기를 활용한 전투

69,800원의 값어치와 최적화

국내 스팀 정가 69,800원에 출시 직후 한국 최고 판매 제품 5위에 올랐다. 메타크리틱 88점을 찍으며 반응은 뜨겁지만 PC 환경에 따른 체감은 제법 갈린다. 언리얼 엔진 5 기반답게 셰이더 컴파일이나 패스 트레이싱 옵션을 건드렸을 때 스터터링이 간헐적으로 튀어나온다.

프레임 방어가 중요한 고속 액션 게임에서 간헐적인 끊김은 회피 타이밍을 통째로 날려 먹는다. 옵션에서 음악 음량을 좀 낮추고 효과음과 무기 충돌음을 키워야 그나마 칼싸움하는 느낌이 산다. 기본 설정 상태에서는 사운드 밸런스가 흐리멍텅해서 타격감이 한층 더 죽어버린다.

보스전 조우 장면과 인터페이스
보스전 조우 장면과 인터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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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 댓글

oO흑룡Oo11월 1일 AM 06:59

리뷰 잘 봤습니다. 궁금한 게 있는데, 히트박스 판정이 좀 아쉽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플레이할 때 체감이 많이 되나요? 저는 소울라이크에서 정밀한 타격감을 중요시하는 편이라서요. 그리고 한국어 더빙이 없다는 점도 좀 걸리는데 자막 가독성은 어떤 편인가요? 7만 원 가까이 하는 게임인데 구매가 망설여지네요.

ㅇㅅㅇ11월 1일 AM 07:09

저는 이미 엔딩 보고 도전과제까지 다 밀어둔 유저입니다. 판정 문제는 분명히 있어요. 특히 보스 패턴에 맞춰 가드 타이밍을 재는 구간에서 히트박스가 애매하게 들어가서 죽는 경우가 종종 생겨요. 다만 전체적인 액션 속도감과 연계 자체는 꽤 재미있어서 손맛 자체가 없지는 않습니다. 타격감은 말씀하신 대로 밋밋한 편이라 블러드본이나 세키로 같은 정교함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어요. 저는 세계관과 무기 조합이 마음에 들어서 만족했지만 가격 대비 생각하면 좀 애매하긴 하네요.

oO흑룡Oo11월 1일 AM 06:59

리뷰 잘 봤습니다. 궁금한 게 있는데, 히트박스 판정이 좀 아쉽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플레이할 때 체감이 많이 되나요? 저는 소울라이크에서 정밀한 타격감을 중요시하는 편이라서요. 그리고 한국어 더빙이 없다는 점도 좀 걸리는데 자막 가독성은 어떤 편인가요? 7만 원 가까이 하는 게임인데 구매가 망설여지네요.

ㅇㅅㅇ11월 1일 AM 07:09

@oO흑룡Oo저는 이미 엔딩 보고 도전과제까지 다 밀어둔 유저입니다. 판정 문제는 분명히 있어요. 특히 보스 패턴에 맞춰 가드 타이밍을 재는 구간에서 히트박스가 애매하게 들어가서 죽는 경우가 종종 생겨요. 다만 전체적인 액션 속도감과 연계 자체는 꽤 재미있어서 손맛 자체가 없지는 않습니다. 타격감은 말씀하신 대로 밋밋한 편이라 블러드본이나 세키로 같은 정교함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어요. 저는 세계관과 무기 조합이 마음에 들어서 만족했지만 가격 대비 생각하면 좀 애매하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