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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tato Please

Potato Please, 감자 깎기로 시작해 공장으로 끝나는 묘한 노동 시뮬레이션. 국가를 위해 감자 산을 깎아 치우는 손맛과 자동화 뒤에 남는 허전함이 공존한다.

문명하셨습니다 · 2026년 11월 5일 · 스팀판 약 5시간 플레이

군대를 먹여 살려야 하는 지하 작업장

지하 작업실 탁자 위에 칼과 물 양동이가 놓여 있다. 그 옆에는 군대에 보급해야 할 감자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국가는 배고픈 군대를 위해 낭비 없이 껍질을 깎아 내라고 명령한다. 국내 스팀 최고 판매 순위 13위까지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9,900원을 내고 작업대에 앉았다. 한국어 자막 인터페이스를 지원해서 국가가 내리는 지침이나 선택지를 읽는 데 별다른 막힘은 없다.

분위기는 음산하고 무겁다. 감자 껍질을 벗겨 번 돈은 작업 도구를 사는 데만 쓰이지 않는다. 아들에게 생활비를 부치거나 추위에 떠는 개를 먹일 사료를 사야 하는 선택지가 끼어든다. 방한용품이나 약을 보급받을지 고민하는 과정이 묘하게 손을 붙잡는다.

감자 더미와 칼 한 자루가 놓인 작업 공간
감자 더미와 칼 한 자루가 놓인 작업 공간

얇게 도려낼수록 커지는 손맛

감자를 집어 칼을 대고 물리 엔진을 따라 손을 움직인다. 껍질만 얇게 벗겨내지 않고 알맹이까지 크게 베어내면 버려지는 무게가 늘어나 작업 평가가 깎인다. 썩은 부분이 섞여 나오면 칼끝으로 정밀하게 파내야 물에 던져 넣을 수 있다. 썩은 곳을 제대로 도려내지 않고 양동이에 넣으면 보급 검수에서 바로 경고가 떨어진다.

초반 노동은 꽤 묵직하다. 감자 표면을 돌려가며 껍질 조각을 벗겨낼 때마다 마우스를 바쁘게 놀려야 한다. 요령이 생기기 전까지는 알맹이를 깎아먹어 손해가 나지만 익숙해지면 매끈하게 깎인 감자가 양동이 물속으로 퐁당 들어갈 때 잔재미가 붙는다.

물리 엔진으로 감자 껍질을 벗겨내는 1인칭 작업 화면
물리 엔진으로 감자 껍질을 벗겨내는 1인칭 작업 화면

업그레이드 흐름을 끊는 자루 정리

처음에는 무딘 칼 하나로 버티다가 돈을 모아 필러를 사면서 작업 속도가 눈에 띄게 붙는다. 손으로 하나씩 깎던 단계를 지나면 여러 개를 한 번에 모아 투입하는 공정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이 자원 흐름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 순간이 찾아온다.

장비를 늘려 깎는 속도를 올려도 감자를 쏟아붓는 자루 운반에서 흐름이 툭 끊긴다. 자루를 기울여 감자를 붓다가 바닥에 우르르 흩어지면 작업이 그대로 멈춰 선다. 흩어진 감자를 일일이 주워 담는 동안 기계는 놀고 손으로 깎을 때보다 일감이 더 늘어난다. 바닥에 뒹구는 감자를 줍다 보면 내가 공정을 돌리는 건지 잔심부름을 하는 건지 헷갈린다.

돈을 모아 작업 장비를 바꾸는 업그레이드 화면
돈을 모아 작업 장비를 바꾸는 업그레이드 화면

기계가 돌아가며 사라지는 몰입감

초반의 고된 손맛은 감자를 모으고 기계로 처리하는 자동화 단계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식는다. 장비를 다 갖추고 나면 직접 칼을 쥐고 깎을 필요가 없다. 화면을 보며 자원이 채워지길 기다리는 방치형 게임처럼 변해 버린다.

엔딩까지 3시간에서 4시간이면 닿는 분량이라 즐길 거리가 넉넉하지 않다. 자동화 이후 공정을 더 깊게 깎아 나갈 시스템이나 엔드 콘텐츠가 없어서 기계를 돌려놓고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손으로 깎던 초반부의 기괴한 긴장감이 후반까지 버텨주지 못해 아쉽다.

자동화 장비를 설치해 감자를 처리하는 후반 작업장
자동화 장비를 설치해 감자를 처리하는 후반 작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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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 댓글

아야네루처돌이11월 5일 AM 07:33

아 맞아요 ㅠㅠ 감자 바닥에 굴러다니는 거 주우려고 마우스로 구석구석 클릭하느라 손목 아팠어요 하... 자동화 기계 들여놓으니까 갑자기 할 일이 없어져서 멍때리게 되더라구요 ㅋㅋㅋ 디스토피아 분위기는 좋은데 후반부가 좀 아쉽네여

anfskfk11월 5일 AM 07:23

자동화 들어가면 할 거 없다더니 진짜네 허허 9900원이면 감자탕 한 그릇 값이니까 본전은 뽑았습니다요

단호박죽11월 5일 AM 07:00

감자 깎는 손맛은 진짜 괜찮음 ㅋㅋ 마우스로 살살 긁는 느낌이 나쁘지 않아

아야네루처돌이11월 5일 AM 07:33

@단호박죽아 맞아요 ㅠㅠ 감자 바닥에 굴러다니는 거 주우려고 마우스로 구석구석 클릭하느라 손목 아팠어요 하... 자동화 기계 들여놓으니까 갑자기 할 일이 없어져서 멍때리게 되더라구요 ㅋㅋㅋ 디스토피아 분위기는 좋은데 후반부가 좀 아쉽네여

anfskfk11월 5일 AM 07:23

자동화 들어가면 할 거 없다더니 진짜네 허허 9900원이면 감자탕 한 그릇 값이니까 본전은 뽑았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