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 RPG

드래곤 퀘스트 I & II HD-2D Remake

드래곤 퀘스트 I & II HD-2D Remake, 고전의 앙상한 뼈대에 실용적인 살을 붙였다. 두 편을 하나로 묶어 고전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속도감을 살리면서 파티 구성과 시각 요소를 깔끔하게 정돈했다.

커피식었다 · 2025년 10월 31일 · 스팀 덱과 PC 환경에서 1편과 2편 도합 29시간 플레이

타이틀 화면에서 나뉘는 두 개의 출발선

게임을 켜면 시작 화면에서 1편과 2편 중 원하는 쪽을 바로 고를 수 있다. 1편부터 순서대로 밀어도 되고 파티 전투가 궁금하면 2편을 먼저 골라도 막힘이 없다. 스팀 정가 69,800원에 두 작품이 묶여 들어온 셈인데 패키지 하나에 얇은 고전 명작 두 개를 나란히 넣어둔 구성이라 손해 보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한국어 지원은 인터페이스와 텍스트 자막 중심으로 깔끔하게 들어갔다. 음성은 한국어가 빠졌지만 옛날 드래곤 퀘스트를 즐기던 기억을 떠올리면 텍스트 출력 창에 한글이 군더더기 없이 박히는 것만으로도 정보를 읽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대사 창을 넘기며 상황을 파악하는 리듬이 깨지지 않는다.

타이틀 메뉴에서 1편과 2편을 선택해 시작하는 화면
타이틀 메뉴에서 1편과 2편을 선택해 시작하는 화면

홀로 걷는 아레프갈드와 1편의 압축된 호흡

1편은 시작부터 끝까지 주인공 홀로 아레프갈드 전역을 떠돈다. 동료를 관리하거나 복잡한 버프를 겹쳐 거는 잔손질이 아예 없다. 적을 마주치면 치고 회복하고 주문을 던지는 게 전부인데 템포가 빠르다 보니 퇴근 후 한두 시간씩 가볍게 던전을 밀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요즘 롤플레잉 게임들이 습관처럼 집어넣는 서브 퀘스트 목록이나 의미 없는 수집 요소로 동선을 늘어뜨리지 않는다.

다만 혼자 싸우는 구조라 레벨이 부족하면 필드에서 즉각 벽에 부딪힌다. 예전 패미컴 시절처럼 억지로 몇 시간씩 필드를 헤매며 노가다를 뛰어야 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스펙이 모자라면 마을 주변을 맴돌며 경험치를 채워야 하는 구간이 분명히 찾아온다. 그 단계를 넘겨 용왕이 버티는 성으로 발을 들이는 순간까지 불필요한 사족 없이 직진하는 맛은 확실하다.

주인공 홀로 아레프갈드 필드를 탐색하는 모습
주인공 홀로 아레프갈드 필드를 탐색하는 모습

네 명으로 늘어난 혈통과 배를 타고 넓어지는 바다

2편으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확 바뀐다. 로레시아 왕자를 시작으로 사말토리아 왕자와 문부르크 공주가 합류하고 이번 작품에서는 사말토리아 공주까지 파티원으로 이름을 올린다. 넷이서 진형을 짜고 턴제 커맨드 배틀을 풀어나가니 각자 맡는 역할이 뚜렷해져서 전투에서 고민할 거리가 훌쩍 늘어난다. 물리 공격을 몰아치고 상태 이상과 회복 주문을 얹는 연계가 매끄럽게 돌아간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배를 얻으면 강과 바다로 이동 반경이 시원하게 트인다. 어디로 가야 할지 헤매기 쉬운 옛날 설계가 바닥에 깔려 있지만 HD-2D 화면 덕에 마을과 던전의 입구가 직관적으로 눈에 들어온다. 파티원이 넷이라 적들의 습격도 거세지는데 주문과 특기를 적재적소에 누르는 맛이 좋다.

사말토리아 공주를 포함한 네 명의 파티원이 합류한 전투 화면
사말토리아 공주를 포함한 네 명의 파티원이 합류한 전투 화면

화려함을 앞세우지 않고 정돈한 화면과 조작감

도트 그래픽과 3D 배경을 버무린 HD-2D 만듦새는 과하지 않다. 광원 효과를 난사해서 눈을 피로하게 만들지 않고 필요한 지형과 건축물만 단정하게 세워뒀다. 휴대용 기기인 스팀 덱으로 들고 다녀도 텍스트가 번지지 않고 버튼 반응도 즉각적이라 조작에서 거슬리는 구석을 찾기 힘들다.

기본기가 탄탄한 턴제 롤플레잉 게임의 원형을 정직하게 다듬었다. 시간 때우기용 반복 노동으로 플레이 시간을 억지로 늘려놓은 대작들에 지친 사람이라면 압축된 고전의 속도감에 만족할 만하다. 군더더기 없이 끝을 향해 달려가는 진행이 주는 쾌감이 분명하다.

바다를 건너며 새로운 대륙과 던전을 찾아 나서는 여정
바다를 건너며 새로운 대륙과 던전을 찾아 나서는 여정

관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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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 댓글

3교대탈출희망11월 1일 PM 07:51

새벽 5시 반, 야간 근무 끝나고 퇴근해서 멍하니 켜놓기 좋네요. 1편은 템포가 빨라서 피곤해도 계속하게 되는 마력이 있어요. 다들 즐겜하시길.

버스안옴10월 31일 PM 04:18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는 처음인데 이번 리메이크 그래픽이 진짜 감성적이라 좋네요. 도트 캐릭터들 걸어 다니는 것만 봐도 모험 떠나는 설렘이 그대로 살아있어요. 주인공이 동료들과 함께 여행하며 성장해 나가는 그 서사에 저도 모르게 푹 빠져서 밤새 달렸습니다. 마지막에 다 같이 성으로 돌아갈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어요. 여운이 길게 남아 당분간은 다른 게임 손에 안 잡힐 것 같아요.

사와디캅11월 3일 AM 01:16

1편은 그냥 일직선이라 금방 밀었는데 2편 파티 밸런스가 생각보다 정교함. 다들 어렵다 하는데 그냥 MP 회복 아이템 아끼지 말고 스킬 팍팍 돌리면 됨. 이게 왜 빡세다는 건지 모르겠네. ㄹㅇ 팩트만 말하면 소울라이크 찍먹이라도 해본 사람이면 이 정도는 눈 감고도 깸.

사와디캅11월 3일 AM 01:16

1편은 그냥 일직선이라 금방 밀었는데 2편 파티 밸런스가 생각보다 정교함. 다들 어렵다 하는데 그냥 MP 회복 아이템 아끼지 말고 스킬 팍팍 돌리면 됨. 이게 왜 빡세다는 건지 모르겠네. ㄹㅇ 팩트만 말하면 소울라이크 찍먹이라도 해본 사람이면 이 정도는 눈 감고도 깸.

강릉사는민석11월 2일 PM 10:34

아까 제가 여쭤본 거 혹시 아시는 분 계신가요?? 2편 파티원 장비 챙기는 거 초반에 꼭 사야 할 아이템이 따로 있을까요?? 저만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라 궁금해서요!

보온병0311월 2일 PM 05:50

트레일러 볼 때는 참말로 대작인 줄 알았는디... 막상 사놓고 보니 옛날 기억에만 의존하는 거 같아서 거시기하네. 폰트도 작고 눈이 침침혀.

신림동태호11월 2일 PM 04:59

오늘도 퇴근하고 드퀘 달릴 생각에 설레네요. 내일 아침에 눈 밑이 퀭해져서 출근하겠지만 게임이 재밌으니 괜찮습니다.

소장파패키지러11월 1일 PM 11:58

패키지판 정발 소식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스팀 라이브러리에 남는 건 껍데기뿐인 허상인데 말이죠. 실물 소장 가치가 없으면 참 허전하네요.

rudgns11월 1일 PM 09:51

군더더기 없이 속도감 살린 건 괜찮네. 근데 1편 혼자 다닐 때 스펙 딸려서 경험치 노가다 뛰어야 하는 건 취향 좀 탈 듯. 그래도 클래식한 맛은 있다.

어둠의성기사11월 1일 PM 08:53

허허... 그래픽이 예쁘게 잘 빠졌구먼. 이 정도면 합격이지 껄껄. 옛날 메이플 하던 시절 생각나네...

3교대탈출희망11월 1일 PM 07:51

새벽 5시 반, 야간 근무 끝나고 퇴근해서 멍하니 켜놓기 좋네요. 1편은 템포가 빨라서 피곤해도 계속하게 되는 마력이 있어요. 다들 즐겜하시길.

단호박죽11월 2일 AM 10:57

@3교대탈출희망오

단호박죽11월 1일 PM 07:16

직장인 퇴근하고 한두 판씩 하기 딱 좋음 ㅋㅋ

퇴원하고싶다11월 1일 AM 01:23

리뷰 잘 읽었습니다. 1편 경험치 부족하신 분들은 래다톰 근처 필드에서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마을 근처 위주로 동선 잡으시면 회복 효율 좋아요. 2편도 파티 정비할 때 동료 스킬 분배 미리 고민하시면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저는 항생제 맞으러 가볼게요.

wallet11월 1일 AM 06:06

@퇴원하고싶다래다톰 마을 근처에서 동선 잡는 게 효율적인 건 맞는데예, 사실 1편 초반부 경험치 테이블을 보면 마을 근처에서 몹 잡는 것보다 던전 내부에서 특정 몹 노리는 게 시간 대비 효율이 훨씬 좋은 듯한데예. 6459님은 혹시 어떤 몹 기준으로 잡으신 건교?

태양의기사10월 31일 PM 06:54

근데 1편 경험치 노가다 구간은 좀 빡세긴 함. 그래도 2편 파티 전투 개쩌는데 왜 안 함?

차오벨로10월 31일 PM 11:56

@태양의기사거 노가다 구간이 있어야 나중에 강해졌을 때 희열이 있는 것 아니겠어잉? 2편 파티 구성 짜는 맛이 아주 쏠쏠하네. 내가 딱 정석대로 파티 꾸려서 밀어버리니까 속이 다 시원하제.

오늘도집에못감11월 1일 AM 08:59

@차오벨로파티 구성 정석대로 했다고 하시는데 사말토리아 공주 합류하고 MP 관리는 어떻게 하심??? 공격 마법 막 쓰다 보면 금방 털릴 텐데 회복 위주로 아끼면서 굴리셨나??? 보스전에서 MP 말리면 답 없지 않음???

강릉사는민석11월 1일 PM 05:45

@오늘도집에못감저도 지금 2편 파티 굴리는 중인데 혹시 레벨업할 때 배우는 주문 말고 따로 챙겨둬야 할 장비나 소모품 있나요??? 초반에 놓치면 피곤해질까 봐 여쭤봅니다

다람쥐8911월 1일 PM 07:56

@오늘도집에못감UI 폰트 삐져나온 꼴 봐라 존나 성의 없네. 그리고 6514님, MP 관리는 무슨 관리입니까 그냥 에뮬 돌리는 수준으로 텍스트나 찍어내고 최적화도 엉망인데 밸런스 기대하는 게 잘못이지. 패치나 똑바로 하라고 해라.

울산동석11월 2일 PM 10:31

@다람쥐896579님 말씀대로 화면에 글자 삐져나오고 잘리는 건 좀 심각하네요. 출시 전에 테스트하면서 글씨 크기 확인도 안 해본 건지 의문임. 이런 디테일 때문에 게임할 맛 뚝 떨어지는데 발매 전에 왜 안 고쳤나 아쉽네요.

포로리도토리11월 3일 PM 07:47

@오늘도집에못감6514님, 보스전 MP 말리는 건 딜찍누가 안 돼서 그런 거임. 그냥 손가락 탓이니까 정석 빌드나 제대로 연구하시길.

찹쌀꽈배기10월 31일 PM 05:48

허허 이 녀석 보게 HD-2D 그래픽 완전 볼만하네 껄껄! 보스전 연출 볼 때마다 아주 묵직허니 손맛이 살아있구먼. BGM도 귀에 착착 감기는 게 아주 진국이야.

버스안옴10월 31일 PM 04:18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는 처음인데 이번 리메이크 그래픽이 진짜 감성적이라 좋네요. 도트 캐릭터들 걸어 다니는 것만 봐도 모험 떠나는 설렘이 그대로 살아있어요. 주인공이 동료들과 함께 여행하며 성장해 나가는 그 서사에 저도 모르게 푹 빠져서 밤새 달렸습니다. 마지막에 다 같이 성으로 돌아갈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어요. 여운이 길게 남아 당분간은 다른 게임 손에 안 잡힐 것 같아요.

어둠의성기사10월 31일 PM 05:39

@버스안옴허허... 옛날 메이플 하던 시절 생각나네 껄껄. 그 시절 BGM 틀어놓고 하면 더 제맛인데 말이지... 암튼 고전은 영원한 법이야.

skan11월 1일 PM 05:56

@버스안옴도트 그래픽이라 근디 거시기 맵 구경하는 맛이 징허게 좋더라고요. 특히 2편 넘어가면서 동료들이랑 대화할 때 아주 마음이 찡하고 좋았부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