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자 없는 지도 위에 길을 내며 시작하는 영지 운영
처음 시작하면 덩그러니 놓인 텐트 몇 채와 목재 몇 개가 전부다. 여타 건설 시뮬레이션처럼 네모반듯한 타일을 채우는 방식이 아니다. 도로를 곡선으로 자유롭게 긋고 그 길을 따라 주거 구역을 지정하면 주민들이 제각각 땅 모양에 맞춰 울타리를 치고 집을 짓는다. 14세기 프랑코니아 풍경을 본떴다는 설명에 걸맞게 마을이 자라나는 모양새가 대단히 자연스럽다.
중앙 시장터에 가판대가 하나둘 들어서고 집 뒤뜰에 텃밭이나 닭장이 딸린 긴 구획이 붙을 때의 시각적 만족감이 상당하다. 한국어 인터페이스를 지원해서 복잡한 자원 이름이나 건물 설명을 읽는 데 어려움은 없다. 음성은 한국어가 아니지만 게임 특성상 안내 음성에 의존할 일이 적어 큰 흠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뒤뜰 채소밭부터 무역소까지 얽히는 자원 사슬
자원 흐름은 생각보다 빡빡하다. 집을 2단계로 업그레이드하려면 단순한 식량 한 종류로는 어림도 없다. 시장에 공급되는 음식 종류와 의류용 생필품이 고루 갖춰져야 주민 만족도가 오르고 집터가 발전한다. 여기서 자원이나 업그레이드 흐름이 꼬이기 쉽다. 가령 겨울나기를 준비하느라 장작 패기에 일손을 몰아넣었더니 가죽 공급이 끊겨 시장에 신발이 떨어지고 그 바람에 주택 업그레이드 조건이 통째로 풀려 세수가 주저앉는 식이다.
토양 비옥도에 맞춰 밀이나 보리를 심고 윤작을 돌려야 땅이 마르지 않는다. 나무를 마구 베면 숲이 사라지고 사슴 떼가 도망쳐 사냥터가 무력화된다. 이런 환경 요소가 생산망과 긴밀하게 맞물려 있어서 건물을 지을 때마다 손길이 신중해진다. 장화, 보리, 가죽 같은 기초 자원을 가공해 완제품을 만들고 이를 무역소로 수출해 영지 재정을 불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지를 지키기 위해 밭을 갈던 농민을 징집하는 전투
영토를 넓히다 보면 필연적으로 주변 도적 떼나 라이벌 영주와 부딪힌다. 이 게임에서 군대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소모품이 아니다. 내 마을에서 밭을 갈고 땔감을 나르던 주민들이 장비를 챙겨 입고 민병대로 소집된다. 전쟁터에 나간 장정이 쓰러지면 그 가구는 일손을 잃고 마을 경제 전체가 흔들린다.
창병과 궁수를 배치하고 지형을 이용해 진형을 유지하는 전술적 긴장감이 제법 묵직하다. 용병을 고용해 손실을 줄일 수도 있지만 국고가 넉넉하지 않은 초반에는 주민들의 피로 땅을 지켜야 한다. 전투 규모나 조작 자체는 전문 전술 게임만큼 다채롭지 않아도 영지 경영과 인구수가 직접 연결되는 구조 덕분에 매 전투가 무겁게 다가온다.

탄탄한 기틀 위에 남겨진 앞서 해보기의 빈틈
스팀 정가 39,900원이라는 가격표를 생각하면 현재 구현된 기초 시스템의 깊이는 인상적이다. 한 번 마을을 잡고 자원망을 다듬기 시작하면 대여섯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계절 변화에 따른 풍경 묘사나 주민들이 진흙탕 길을 걸어 다니며 건물을 올리는 세부 묘사는 동종 장르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하다.
다만 앞서 해보기 단계인 만큼 후반 콘텐츠 분량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을 규모가 커지고 기본 생산망이 안정되고 나면 영주로서 내릴 수 있는 정책이나 건물 선택지가 급격히 좁아진다. 일부 무역 기능이나 영지 확장 단계에서 밸런스가 거친 구석도 종종 보인다. 뼈대는 대단히 튼튼하게 잡혔으니 살을 채워 넣는 작업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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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초반에 많이 굶었어요 ㅠㅠ 혹시 뭐 먼저 하면 좋을까요?? 베리랑 버섯 채집보다 빵 굽는 게 더 낫나요??
초반에 너무 어려웠는데 재미있는 사람들 보니까 나도 다시 해볼까 싶네 ㅠㅠ 여유 있을 때 천천히 해봐야지 ㅎㅎ
아 나도 그거 느낌 ㅋㅋ 마을 확장하는 맛이 진짜 좋다 ㅋㅋ 근데 전투는 아쉽더라 그래도 할인하면 사야함
이 게임 초반 생산망 어떻게 짜야됨??? 목재랑 식량 밸런스가 안 맞아서 계속 굶어죽는데 ㅠㅠ 민병대도 꾸리려면 인구가 필요한데 집도 못 짓고 있음. 다들 어떤 순서로 업그레이드 함??? 주택 업글 먼저 함?? 아니면 자원 생산 먼저???
@오늘도집에못감UI부터가 문제임. 무슨 빌드 정보를 보려면 건물 하나하나 다 클릭해야 되고 ㅅㅂ. 번역도 어색한 데 많고. 그래도 게임 자체는 나름 잘 만들어진 듯. 근데 너처럼 초반에 막히는 사람 많을 거임. 유튜브 보고 따라 해야지 답 없음.
@오늘도집에못감원두는 볶아도 랭크 티어는 안 볶인다 했는데 이 게임은 초반이 제일 빡세네요 허허. 저도 굶어 죽다가 마을회관 짓고 나서야 숨통 트였습니다. 주택 업글은 천천히 하고 목재소랑 빵 굽는 데 먼저 투자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요.
@오늘도집에못감저도 초반에 많이 굶었어요 ㅠㅠ 혹시 뭐 먼저 하면 좋을까요?? 베리랑 버섯 채집보다 빵 굽는 게 더 낫나요??
그리드가 없어서 마을이 진짜 자연스럽게 뻗어나가는 게 아름다워요~ 저도 후반 콘텐츠 더 생기면 좋겠네요^^
@clover아 나도 그거 느낌 ㅋㅋ 마을 확장하는 맛이 진짜 좋다 ㅋㅋ 근데 전투는 아쉽더라 그래도 할인하면 사야함
초반에 너무 어려웠는데 재미있는 사람들 보니까 나도 다시 해볼까 싶네 ㅠㅠ 여유 있을 때 천천히 해봐야지 ㅎㅎ
새벽 3시 반인데 퇴근하고 멍때리기 딱 좋다... 마을이 알아서 뻗어나가는 거 보면 힐링 됨. 후반에 할 게 없어진다는 말은 맞는 것 같은데 그래도 지금 가격이면 만족함.
4만원에 이정도면 가성비 괜찮은 거 아님? 근데 전투는 솔직히 좀 별로임. 그냥 마을 꾸미는 맛으로 하는 거지.
@fever혹시 전투 빼고 마을만 꾸미는 모드 같은 건 없나요?? 저는 그냥 길 따라 집 짓고 농사짓는 게 제일 좋던데 ㅎㅎ 근데 민병대가 내 주민이라 전투에서 죽으면 슬퍼서 ㅠㅠ 이거 저장 로딩 없이 부활 못 시키나요??
허허 이게 무슨 중세 마을 분위기 보소... 집 지을 때마다 지붕 올라가는 소리랑 나무 베는 효과음이 진짜다 싶더라고요 껄껄! 생산망 짜는 게 어렵긴 한데 막상 돌아가기 시작하면 뿌듯함이 장난 아닙니다.
허허! 그러게 말입니다 껄껄! 자원 흐름이 막힐 때마다 캐릭터들이 빈둥거리는 거 보면 답답하면서도 웃기기까지 하네요 ㅋㅋ 지붕 올라가는 소리랑 풀무질 효과음이 참 정겹습니다. 이거 LP판으로 듣고 싶다니까요?
뭐 4만원인디 나는 세일할 때까지 존버한다. 지금 사면 처음에 재미있어도 잠깐 하고 질릴 거 같은데 플레이타임 20시간도 안 나오면 정가가 아깝지 않소잉? 물론 좋아하는 사람은 그냥 사도 되고 말이야.
게임 자체는 흥미로운데 한국어 패키지 정발 소식이 없네요. 아트북이나 지도 같은 구성품 포함된 실물 패키지로 나오면 사지만 DL 코드는 구매 의사가 없습니다. 개발팀에서 전투 관련 업데이트 계획이 있는지도 궁금하군요.
초반 전투에서 사망한 주민 바로 대체 안 되는 거 불편함
리뷰에서 쓴 후반 운영 선택지 부족한 점은 동의함 근데 그래도 초반에 마을 확장하면서 생산망 맞춰가는게 재미있어서 전 만족함 ㅋㅋ 가격 대비 괜찮은듯 함 미친 건 아니고
초반에 굶어 죽는 거 저도 겪었는데 ㅠㅠ 빵집 하나만 지어도 체감 확 달라져요 ㅎㅎ 근데 후반에 할 게 없다는 말 들으니까 슬프네 ㅠㅠ 전 아직 초반인데도 재밌는데 ㅎㅎ